Graphics Programming
키보드 쇼핑 본문
예전에는 컴퓨터 부품을 살 때 CPU, 그래픽카드, 메모리처럼 게임 성능이 올라가는 것에나 신경쓰지 키보드와 마우스는 불필요한 지출처럼 여긴 적이 있다. 그래서 1 ~ 2만원 정도의 멤브레인 키보드만 썼는데, LED가 번쩍이는 게이밍 키보드에 꽃힌 이후로 키보드 쇼핑의 늪에 빠져버렸다.
엄청 예전에 샀고 제품명도 까먹어서 비슷하게 생긴 키보드로 대체했다. 내가 샀던 건 이미 절판되지 않았을까? LED 달린 키보드를 처음 사보고 LED 뽕에 취했으나 몇 년 쓰다보니 LED가 오히려 거슬렸고, 청축이라 밤에 쓰기에는 너무 시끄럽고, 누르는데 힘이 많이 들어서 코딩하다 보면 손가락이 아팠다. 오래 썼더니 마침 고장이 나서 키보드를 교체했다.
그래서 조용하고 품질 좋기로 유명한 레오폴드로 바꿨다. 마음에 쏙 들어서 몇 년 사용했으며 회사용으로 하나 더 샀다. 다른 키보드를 많이 사다보니 지금은 레오폴드를 모두 처분했다.
한창 신경이 예민할 때 갈축마저 시끄러워서 극단적으로 조용한 키보드를 찾고 있었는데, 키보드 소리는 갈축 > 적축 > 저소음 적축이라길래 저소음 적축을 택했다. 적절한 흑백 분포에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키보드 배색이 마음에 들었다. 당시에는 숫자 패드가 없으면 불편할 것 같아 텐키리스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마우스 사용하기가 많이 편해져서 이제는 풀배열이 불편하다. 앞으로 고급 풀배열 키보드를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장점은 많지만 누를 때 무겁고 오타가 자주 났다. 손 건강이 한창 안 좋던 시기라 키압이 조금만 높아도 타이핑이 많이 힘들었다. 손가락이 아파서 결국 서브 컴퓨터에 연결하고 메인 키보드는 다른 걸로 교체했다.
저소음 적축만큼 조용하면서 키압이 낮은 키보드를 찾다보니 펜타그래프로 왔다. 실리콘 덮개를 씌우니 저소음 적축보다 조용했으며 타이핑하기 쉬웠다. 지금까지 산 기계식 키보드들이 15만원 정도 했는데 이건 가격도 3만원 정도로 싸다. 풀배열인 것이 유일한 단점인데 아무리 찾아봐도 텐키리스 펜타그래프는 없었다. 이 제품에서 숫자 패드만 빠진 거 나오면 바로 살 듯.
속칭 조약돌 키보드. 신기하게 생겨서 사봤는데 누르기 엄청 불편했다. 키감이나 소음이 문제가 아니라 키가 익숙한 위치에 있지 않으니 오타가 많이 났다. 텐키리스였으면 서브 컴퓨터에 달아놓고 어떻게든 적응했을 것 같은데 책상이 좁아서 퇴출했다.
이쯤 되니 컴퓨터 개수에 비해 키보드가 넘쳐나서 전혀 구매할 필요가 없었는데, 너무 이뻐서 충동구매했다. 적축을 샀지만 이상하게 갈축보다 시끄러웠는데 알고보니 청축이었다. 반송도 귀찮고 쓰다보니 마음에 들어서 그냥 쓰고 있다. 저소음 키보드는 소리가 심심한데 청축으로 코딩하면 다다다닥 소리가 재밌다.
SEA MELODY와 같이 충동구매한 키보드. 축을 이것저것 써본다고 저소음 흑축으로 샀는데, 타이핑을 해보니 토체티 저소음 적축의 그 느낌과 판박이었다. 설마 이것도 저소음 적축으로 잘못 온 건 아니겠지. 조용하지만 역시 키압이 무겁다. 적축 살 걸.
조그마한 라즈베리 파이에 유선으로 덕지덕지 연결해놓으니 뭔가 아스트랄해서 무선 세트를 하나 구매했다. 풀배열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저가 무선 키보드 중에서는 87키 텐키리스가 없었다. 텐키리스 중에서도 F1~F12 또는 insert/home/del 등을 없앤 72키, 60키 같은 모델은 있었는데, 그런 걸로 코딩하기는 단축키가 모자라서 힘들 것 같다. 라파이를 방치하고 있어서 이 키보드도 같이 잠들어 있다. 라파이를 쓸 일이 있어야 이 키보드도 써볼 텐데... 나는 라파이를 왜 샀을까?
키보드 값을 종합해보니 이미 내 그래픽카드 값을 넘었다. XSX나 PS5를 사도 남는 금액이다. 키보드 그만 사야지... ㅜ.ㅜ
